판결
사건
제주지방법원 2021가단5279 보험금
원고(선정당사자)
A
피 고
주식회사 B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원
담당변호사 진상미, 문성윤
변론종결
2022년 07월 18일
판결선고
2022년 08월 22일
주문
1. 피고는 선정자 C에게 50,000,000원, 선정자 D, 원고(선정당사자)에게 각 33,000,000
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19. 9. 13.1)부터 2022. 8. 22.까지는 연 5%의, 그 다
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소외 E단체는 2018. 12. 10. 소외 F과 소기업․소상공인공제계약을 맺고, 같은 날 E단체가 보험료를 부담하여 F을 피보험자로 하고 피고가 보험자인 G(다음부터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고 한다)에 가입하였는데, 이 사건 보험계약의 약관은 피보험자가 보험에 가입한 때로부터 2년 안에 상해로 사망할 경우 월 공제액의 50배에 해당하는 금원을 상해사망 보험금으로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F의 월 공제액은 100만 원이 고 상해사망 보험금 수익자는 F의 법정상속인이다.
나.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 가운데 상해사망 보험금의 지급에 관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F은 2019. 4. 23. 제주시 H에 있는 자신이 운영하던 ‘I호텔’ 옥상에서 추락하여 흉 부손상(다발성 늑골골절 및 폐파열 등)으로 사망했다(다음부터 위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사고를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라. 선정자 C는 망인의 배우자이고, 그들은 슬하에 선정자 D, 소외 J(K생), 원고(선정 당사자)의 순서로 위 사람들을 자녀로 두었는데, J은 쌍둥이 자녀를 둔 채 2019. 2. 26.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
마. 선정자 C는 2019. 9. 2. 피고에게 망인이 이 사건 사고로 사망했다며 이 사건보험 계약에서 정한 상해사망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 9, 14, 15, 18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2. 원고(선정당사자)의 주장 및 그 판단
가. 주장의 요지
망인은 평소 우울증, 치매 및 파킨슨병 등을 앓아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어 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중 2019. 2.경에는 맏딸의 사망이라는 충격까지 더해져 위 증상들이 악화되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투신하여 사망한 것이므로, 이 사 건 사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 예외사유로서 ‘자살’에 해당하 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들인 선정자 C, D 및 원고(선정당사자)에게 각 상속지 분에 해당하는 상해사망 보험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살피건대,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 하고 있는 경우에도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보험자가 자유 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한 직접적인 원인행위가 외래의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그 사망은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인 사 고로서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다. 이때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사망이었는지 여부는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자살자의 신체 적ㆍ정신적 심리상황, 그 정신질환의 발병 시기, 그 진행경과와 정도 및 자살에 즈음한 시점에서의 구체적인 상태,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과 자살 무렵의 자살자의 행태, 자살행위의 시기 및 장소, 기타 자살의 동기, 그 경위와 방법 및 태양 등을 종합적 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7다28136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10 내지 11, 16, 17호증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국 민건강보험공단, L병원에 대한 각 문서제출명령의 회신을 더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및 사실들을 모아보면,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이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① 망인은 M생으로 이 사건 당시 만 70세의 여성이다.
② 망인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N의원, O신경정신과의원, 제주대학교병 원, L병원, P병원 등에서 상세불명의 재발성 우울장애, 뇌손상, 뇌기능이상 및 신체질 환에 의한 기타 명시된 정신장애, 중등도 우울에피소드, 파킨슨병 등으로 치료를 받아 왔는데, 그 가운데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 망인은 2005. 11. 16. N의원에서 초진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08. 2. 20. 무렵 부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날인 2019. 4. 23.까지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았는데, 주로화병, 불면 등을 호소함에 따라 2008. 10. 28.부터 2008. 10. 31.까지 입원치료를 받았 고, 2018. 12. 24. 망상증으로 치료제를 처방받기도 했다.
㉡ 망인은 2014. 9. 19. 및 2016. 3. 16.에는 자살을 기도하여 Q병원에서 기타 제초 제의 독성효과 증상으로 치료를 받기도 했다.
㉢ 망인은 2018. 1. 2. L병원 응급실에 ‘수년 전부터 몸이 느려지고 보행이 힘들었 는데, 1개월 전부터는 혼자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보행이 힘들고, 횡설수설하는 양상이 심해졌다.’고 호소하면서 입원한 다음 파킨슨병, 치매, 부신피질호르몬 결핍증, 불면, 우 울 증상 등을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해 2018. 1. 12. 퇴원했다. 그 후 2018. 1. 24. 외래 로 다시 내원하여 2019. 1. 4.까지 진료를 받았는데, 그 사이 2018. 7. 10.부터 2018.
8. 20.까지, 2018. 9. 3.부터 2018. 9. 20.까지는 중증도 우울에피소드, 비정형 혼합형 알츠하이머병치매, 파킨슨병치매, 난폭한 행동, 파킨슨병치매 등으로 진단받고 입원치 료를 했다. 망인은 위와 같이 입원치료를 마친 후에도 내원하여 진료를 받았는데, 이 사건 사고 전 마지막으로 진료를 받은 2019. 1. 4. 당시에는 치매증상이 심해지고 전신 상태가 저하되었음을 호소하기도 했다.
㉣ 또 망인에 대하여 2018. 1. 3. 실시한 간이치매평가(3종) 및 2019. 1. 7. 실시한 간이치매평가(4종) 결과는 ‘망인에게 기억력과 시간에 대해 중증도의 장애가 있고, 문 제해결능력, 유사성, 상이성 해석에 관해서는 중등도의 장애가 있으나 사회생활에 대한 판단력은 대부분 유지되어 있다.’로 나타났다.
③ 망인의 큰딸(J)은 망인의 소개로 결혼했으나 2010. 11. 출산 후 산후우울증을 앓 기 시작했고, 남편의 거듭된 폭행 등까지 겹쳐 우울증이 심해진 상태에서 알코올중독 과 그로 인한 간성혼수로 입원치료를 받기까지 했는데 도중에는 극심한 영양실조로 인한 ‘탈수초뇌교수초용해증’까지 발현되었고, 결국 남편과 이혼에 이르렀다. 이후 J은 재 활에 성공했으나 허리의 통증을 호소했고 망인을 통해 망인이 치료 중인 병원에서 신 경주사를 맞고 그 부작용으로 허리가 굽고 말초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스스로 걸을 수 없는 처지에 이르러 다시 입원치료를 받던 중 결국 2019. 2. 26.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 다. 망인은 2번에 걸친 자신의 잘못(중매, 병원 소개)으로 큰딸이 고통 받다가 사망한 과정을 보며 심한 자책감에 시달렸고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또 2018년에는 앞 서 본 것처럼 L병원에 3회 입원치료를 받으면서도 처방된 약을 제때 복용하지 않아 손 발의 떨림 증상이 심해지고 과격한 언행을 보이는 등 섬망 증상을 겪었음에도 J의 사 망 이후에는 주간요양보호도 거부하고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려 처방된 약을 과다복용 하기도 했으며, 2019. 4. 10. 이후에는 야간에 집 밖을 배회하는 일이 잦아졌는데 망인 은 2019. 4. 14. 바다로 나가려다 이를 위험하다고 판단한 행인에게 발견되어 112신고 로 귀가하기도 했고, 같은 날 택시를 탔다가 치매를 의심한 택시운전사의 112신고로 다시 귀가하기도 했으며, 원고(선정당사자)에게 ‘자꾸 누가 나를 부른다.’는 등 횡설수 설하기도 했다. 이에 망인의 가족은 망인의 사망 즈음 R선터에 위치추적단말기를 신청 하기도 하고 망인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입소대기를 신청해 두기도 했다.
④ 망인은 사망 당시 스스로 보행이 어려운 상태였는데, 망인이 추락한 장소는 기초 사실에서 본 것처럼 자신이 남편과 운영하던 3층 건물의 호텔 옥상이고, 당시 유서 등 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망인이 ‘자살’이 아닌 이 사건 사고로 사망에 이르렀으므로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들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상해사망 보험금 15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구체적으로 망인의 상속인인 선정자 C에게 50,000,000원(= 150,000,000 × 그 상속지분 3/9), 선정자 D와 원고(선정당사자)에게 그들이 구하는 대로 그들의 각 상속 지분(2/9)에 따른 금원의 범위 내인 각 33,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선정자 C, D 및 원고(선정당사자)가 구하는 날로서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상해사망 보험금 의 지급을 피고에게 청구한 2019. 9. 2.부터 위 보험계약의 약관 제8조 제1항에서 정한 3영업일 이후임이 분명한 2019. 9. 13.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인 2021. 9. 10.까 지는 민법에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 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선정자 C, D 및 원고(선정당사자)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장찬수선 정 자 명 단
1. A
2. C
3. D 끝
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