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분쟁조정신청과 소멸시효 중단

임변노트에서는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와 관련하여서 이미 살펴본 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추가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신청과 소멸시효 중단 그 관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신청과 소멸시효 중단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금소법”) 시행 전에는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 신청을 하더라도 소멸시효 중단 사유로 인정받지 못하였다.^*

그런데 금소법이 시행되면서 달라졌다.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경우를 (금융분쟁 관련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는데,^** 다만 금융감독원이 분쟁조정 신청에 대하여 합의권고를 하지 않고 조정위원회에 회부하지도 않은 경우에는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이 없다.^*** 만약 합의권고 또는 조정회부가 된 경우에는 1개월 이내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 참가,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한 때에는 처음 분쟁조정을 신청한 때에 소멸시효가 중단된 것으로 본다.^**** 분쟁조정 신청으로 중단된 소멸시효는 양 당사자가 조정안을 수락한 경우 또는 분쟁조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조정절차가 종료된 경우에 다시 진행한다.^*****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4다212902 판결

**금소법 제40조 제1항 본문, 제36조 제1항
***금소법 제40조 제1항 단서, 제36조 제2항
****금소법 제40조 제2항
*****금소법 제40조 제3항

원심은 채택 증거에 의하여 원고가 2006. 12. 27. 청각장애 3급의 진단을 받았고,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라서 2007. 10. 4.부터 2010. 11. 1.까지 여러 차례 피고들에 대하여 위 장애로 인한 보험금지급 청구를 하였다가 피고들로부터 계약상의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각 거절통지를 받은 사실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보험금 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어도 원고가 최초 보험금지급 청구를 한 때부터 2년이 되는 2009. 10. 4. 이 지나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원고가 각각의 거절통지를 받은 후 여러 차례 피고들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신청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이의 제기나 분쟁조정신청은 민법 제174조에서 정한 ‘재판상 청구 등’의 사유가 될 수 없고, 달리 원고가 각각의 거절통지 후 6개월 내에 ‘재판상 청구 등’의 시효중단 조치를 취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위와 같은 이 의제기와 분쟁조정신청 등을 한 점만으로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소멸시효 중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4다212902 판결

제36조(분쟁의 조정) ① 조정대상기관, 금융소비자 및 그 밖의 이해관계인은 금융과 관련하여 분쟁이 있을 때에는 금융감독원장에게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② 금융감독원장은 제1항에 따른 분쟁조정 신청을 받았을 때에는 관계 당사자에게 그 내용을 통지하고 합의를 권고할 수 있다. 다만, 분쟁조정의 신청내용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합의를 권고하지 아니하거나 제4항에 따른 조정위원회에의 회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
1. 신청한 내용이 분쟁조정대상으로서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금융감독원장이 인정하는 경우
2. 신청한 내용이 관련 법령 또는 객관적인 증명자료 등에 따라 합의권고절차 또는 조정절차를 진행할 실익이 없는 경우
3. 그 밖에 제1호나 제2호에 준하는 사유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제40조(시효의 중단) ① 제36조제1항에 따른 분쟁조정의 신청은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다. 다만, 같은 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합의권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조정위원회에 회부하지 아니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제1항 단서의 경우에 1개월 이내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한 때에는 시효는 최초의 분쟁조정의 신청으로 인하여 중단된 것으로 본다.
③ 제1항 본문에 따라 중단된 시효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부터 새로이 진행한다.
1. 양 당사자가 조정안을 수락한 경우
2. 분쟁조정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조정절차가 종료된 경우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 절차상 ‘합의권고’의 의미

소멸시효 중단과 관련하여서 금소법 제40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금융감독원의 “합의권고”가 무엇인지 문제되는 경우가 있다. 합의권고의 법적인 근거는 금소법 제36조 제2항이고, 구체적인 내부 규정으로는 금융분쟁조정세칙(금융감독원세칙) 제20조 제1항이 있다.

제20조(합의권고) ① 원장은 감독원에 접수된 사건 중 분쟁의 원만한 해결을 위하여 당사자가 합의하도록 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사건의 경우에는 구두 또는 서면으로 당사자에게 합의할 것을 권고할 수 있다.
② 원장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합의권고에 있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당해 조정신청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가지는 자를 출석시켜 합의에 참가하도록 할 수 있다.
금융분쟁조정세칙

보험회사의 민원 거절, 금융감독원의 재검토 요구 등은 소멸시효 중단 효력 없음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 신청을 하더라도 반드시 ‘합의권고’나 ‘조정위원회 회부’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무상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많은 경우에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예컨대 보험회사)에 민원내용을 검토하여 수용할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금융회사의 답변으로 민원이 종결처리 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에는 금융감독원이 ‘합의권고’나 ‘조정위원회 회부’를 한 것이 아니므로 소멸시효 중단 효력이 없다.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신청하였다고 하더라도 소멸시효가 중단되지 않을 수 있음에 주의

결국,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 신청을 하더라도 금융회사(예컨대 보험회사)의 답변으로 종결되는 일반민원으로 처리될 경우 소멸시효 중단을 주장할 수 없다. 즉, 금소법 시행 이전과 같은 것이다.

특히,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절차와 일반민원 절차가 특별히 구분되어 있지 않은 것이 실무이고, 금융감독원은 자체적인 판단으로 분쟁조정 절차로서 합의권고 또는 조정위원회 회부를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금융감독원에 민원(분쟁조정) 신청을 한 것만으로 소멸시효가 중단되지 않을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금융분조정세칙 제17조 참조함

제17조(조정신청의 조정위원회 회부 전 처리) ① 원장은 조정신청내용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조정위원회에 회부를 하지 아니하고 직접처리하거나 해당기관에 이첩하여 처리하게 할 수 있다. (개정 2016. 10. 1. 2021. 3. 25.)
1. 이미 법원에 제소된 사건이거나 조정신청이 있은 후 소를 제기한 경우. 다만, 법 제41조제1항에 따라 소송절차가 중지된 경우는 제외한다.(개정 2021. 3. 25.)
2. 조정신청의 내용이 관련법령 또는 객관적인 증빙 등에 의하여 합의권고 또는 조정절차 진행의 실익이 없는 경우
3. 신청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제15조의 규정에 의한 보완요구를 받고도 지정된 기한 내에 이를 보완하지 아니하거나 소재불명 등으로 보완요구가 반송된 경우. 이 경우 보완요구는 2회 이상 하여야 한다.(개정 2021. 3. 25.)
4. 조정신청의 내용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자가 조정신청을 하는 경우
5. 신청인이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조정신청을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6. 신청인이 상당한 이유 없이 취하된 조정신청건 또는 동일한 내용에 대하여 다시 조정신청을 하거나 가명으로 조정신청한 것이 확인된 경우
7. 당사자의 주장이 상이하거나 증거채택이 어려워 사실관계 확정이 곤란하거나 수사사건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경우
8. 당사자의 주장내용이 부당하거나 관련법령, 조정선례, 법원판례 등에 비추어 명백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9. 금융ㆍ보험거래와 직접 관련이 없거나 수사기관의 수사가 필요한 경우 등 조정신청의 내용이 분쟁조정대상으로서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개정 2009. 12. 31, 2018. 1. 11.)
금융분쟁조정세칙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신청과 소멸시효 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