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법률자문 아닌 ‘중간보고서’ 기준으로 고지의무 해지 제척기간 1달 계산한다” 판결

쟁점 – 고지의무 위반 해지의 제척기간 기산점

(1) 사건 경과

일시사건
2015년 7월 29일산부인과 정기검진: 태아 심실중격결손 소견
2015년 7월 31일설계사가 청약서 출력, 우편 발송
2015년 8월 10일태아 어린이보험 가입신청서 작성, 우편 접수
내용: 태아 심싱중격결손 진단받은 사실 알리지 않음.
2016년 2월 26일손해사정사 산부인과 등 조사
2016년 3월 3일1차 중간보고서 제출
2016년 3월 14일2차 중간보고서 제출
내용: 계약자가 2015년 7월 29일 산부인과 정기검진에서 태아 심실중격결손 소견으로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받음. 다음날 전남대학교병원에서 태아 심장초음파 검사 결과 태아의 심실중격결손 진단 받음.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
2016년 4월 20일법률자문 회신
내용: 고지의무 위반 판단.
2016년 4월 22일최종보고서 제출
내용: 법률자문 회신 내용을 포함. 고지의무 위반 확인.
2016년 5월 4일계약 전 알릴의무(고지의무) 위반으로 해지통지

(2) 피보험자, “위반 사실 기재된 중간보고서 제출일 기준”

피보험자는 보험회사가 2016년 3월 14일 2차 중간보고서에서 이미 보험계약 체결 직전에 태아의 심실중격결손 진단 사실을 알았으므로, 그로부터 1달이 지나서 2016년 5월 4일에 한 해지통지는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3) 보험사, “법적으로 위반 확인한 법률자문 회신일 기준”

보험회사는 고지의무 위반의 기준 시점에 관하여 법률전문가의 판단 없이 고지의무 위반 여부를 명확히 알 수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률자문으로 고지의무 위반이 판단된 이후에 비로소 고지의무 위반 사실을 알았으므로, 법률자문이 회신된 2016년 4월 20일 또는 법률자문 회신 내용을 포함한 최종보고서가 제출된 2016년 4월 22일으로부터 1개월 이내인 2016년 5월 4일에 한 해지통지는 유효하다는 논리였습니다.

판결 – 중간보고서 제출 받으며 위반 사실 안 때부터 제척기간 1달 시작

이 사안은 2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6. 26. 선고 2019나7869 판결)과 대법원(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다247268 판결)의 판단이 서로 달랐습니다. 두 법원의 구체적인 판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1, 2심 판결: ‘법률자문’ 회신일 기준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 9. 선고 2016가단5145368 판결)과 2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6. 26. 선고 2019나7869 판결)은 고지의무 위반의 기준 시점에 대해 법률적 판단이 필요했던 사안이므로, 법률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 법률자문 없이 고지의무 위반 여부를 명확히 알기 어려웠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보험회사는 법률자문이 회신된 2016년 4월 20일(또는 법률자문 회신 내용을 포함한 최종보고서가 제출된 2016년 4월 22일)에 고지의무 위반 사실을 알았고, 그로부터 1달 이내인 2016년 5월 4일에 한 해지는 효력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2심 법원은 “손해사정회사가 제출한 1, 2차 중간보고서에는 각 ‘이 사건 보험 가입 전 산전 정기검진 상 선천 심장 이상 소견으로 상급병원 전원 권유 받은 사실이 있음에도 청약서에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과 관련하여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 계약 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고지의무 위반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나 판단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고지의무 위반의 기준 시점을 청약시점으로 볼 것인지 계약서 작성 시점으로 볼 것인지 여부는 이 사건 제1심의 주된 쟁점으로서 이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치열한 법적 공방이 있었고, 이 사건 제1심판결에서 고지의무 위반의 기준 시점에 관하여 판단을 하기 전에는 법률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 법률자문 없이 고지의무 위반 여부를 명확히 알 수는 없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2) 대법원 판결: ‘중간보고서’ 제출일을 기준

대법원은 2심과 판단을 달리 했습니다. 보험회사는 2차 중간보고서가 제출된 2016년 3월 14일에 이미 산부인과에서 태아의 심실중격결손 진단을 받고도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실을 았으므로, 해지권의 제척기간도 2016년 3월 14일부터 진행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2016년 3월 14일로부터 1개월이 지나서 한 해지는 효력이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노트 – 제척기간 기산일 그때그때 다르다

(1) 고지의무 위반 해지권 제척기간은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때’ 기준

보험회사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려면 고지의무 위반 사실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해지권 행사에 있어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보험자가 고지의무 위반사실을 안 날’이란 단순히 고지의무 위반을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다고 믿은 때가 아닙니다. 고지의무 위반사실에 관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때가 해지권 제척기간의 기산일이 됩니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2다7589, 7596 판결)

(2) 손해사정보고서, 법률자문, 의료자문 등이 악용될 우려

보험회사가 언제 고지의무 위반에 대한 증거를 확보했는지 소비자는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습니다.

위 사안의 1심 법원도 “피고 보험회사가 2차보고서 수령일로부터 1개월 이상 경과한 이후에 법률자문을 의뢰한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하여 피고가 법률자문회신을 받기 전에 이미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 요건사실이 모두 갖추어졌음을 알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

(3) 손해사정 보고서 제출일을 기준으로 본 유사 사례

① 오토바이 운전 부실 고지

보험사고 접수시 ‘교통사고사실원’ 등 오토바이 운전 중 사고라는 사실을 알렸더라도, ‘오토바이를 계속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중간보고서가 제출된 때에 비로소 보험자인 삼성화재가 고지의무 위반 사실을 알았다고 판단된 사례가 있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8. 8. 21. 선고 2018가단212065 판결)

② 치료이력 부실 고지

보험사고 접수시에 ‘진료기록’과 ‘손해사정보고서’를 제출하였는데, 진료기록은 피보험자가 보험계약 체결 전에 알코올증후군 등으로 치료받은 사실을 알 수 있는 자료이고, 손해사정보고서는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금청구에 하자가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법원은 보험회사가 직접 위탁한 손해사정사에 의한 보고서가 제출된 때에 비로소 제척기간이 기산된다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판결번호 비공개)

(4) 참고: 제척기간의 의미

[쉽다! 법률용어] 제척기간과 소멸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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